한국의 음식 이야기(전래 이야기편)-2편 30개

한국의 음식 이야기(전래 이야기편)

26.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훈민정음 떡 (설기떡)'

조선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 집현전 학자들에게 내렸던 따뜻한 주전부리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세종대왕은 한글(훈민정음)을 만드는 집현전 학자들이 밤늦게까지 연구하느라 지치지 않도록 흰 쌀가루를 시루에 쪄낸 순백의 '백설기'를 자주 내리셨습니다. 흰 눈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백설기를 먹으며 학자들은 백성들을 향한 글자를 만드는 마음을 정갈히 다잡았다고 합니다. 훗날 떡 위에 한글 글자를 새겨 넣는 풍습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27. 퇴계 이황 선생과 '매화전(화전)'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 선생이 매화꽃을 보며 시를 읊고 즐기던 정갈한 봄철 전통 한과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퇴계 이황 선생은 생전에 매화나무를 유독 사랑하여 매화를 인격체처럼 아꼈습니다. 봄이 되면 찹쌀가루를 반죽해 둥글게 밀고, 그 위에 갓 피어난 향긋한 매화꽃잎을 살포시 얹어 참기름에 지져낸 '화전'을 즐겨 드셨습니다. 은은한 꽃향기와 고소한 찹쌀이 어우러진 화전은 봄날 선비들의 운치 있는 학문과 풍류의 상징이었습니다.


28. 명성황후의 지혜와 '고종의 궁중 참기름'

조선 말기 고종 임금과 명성황후가 궁중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즐겨 사용하던 참기름의 비법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명성황후는 고종 임금이 과로로 지쳤을 때 수라간 나인들에게 볶은 참깨를 가마솥에 볶아 직접 기름을 짜게 했습니다. 고소한 참기름을 나물과 국에 살짝 두르면 음식의 풍미가 극대화될 뿐만 아니라, 임금의 기력을 보하고 속을 보호해 주었습니다. 당대 최고급 조미료였던 참기름은 궁중 수라상의 핵심 비밀 무기였습니다.


29. 임진왜란 때 의병들을 살린 '칡즙과 칡전'

임진왜란 당시 산속에서 싸우던 의병들이 굶주림을 이겨내게 해준 구황식물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산속에서 왜군과 장기전을 벌이던 의병들은 식량이 바닥나자 산비탈에서 깊게 뿌리내린 칡을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칡 뿌리를 짓찧어 즙을 내어 마셔 갈증을 해소하고, 찌꺼기와 전분을 모아 불에 구워 칡전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쌉싸름하지만 기력을 올려주는 칡 덕분에 의병들은 허기를 면하고 왜군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30. 이순신 장군의 현명한 한 끼, '통영 굴국'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진영에서 수군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내렸던 남도 향토 음식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추운 겨울철 한산도에서 바다를 지키던 수군들이 추위와 감기로 고생하자, 이순신 장군은 통영 앞바다에서 채취한 싱싱한 굴과 무를 넣고 맑게 끓인 굴국을 지급하게 했습니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의 풍부한 영양과 시원한 국물 덕분에 수군들은 추위를 이겨내고 삼도수군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31. 영조 임금의 검소함이 담긴 '건진국수'

평생 검소한 삶을 실천했던 영조 임금이 수라상에 올리게 했던 담백한 국수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영조 임금은 화려한 산해진미 대신 콩가루를 섞은 밀가루 반죽을 얇게 썰어 삶은 뒤, 찬물에 헹궈 건져낸 깔끔한 장국 국수를 즐겨 드셨습니다. 과도한 고기나 찬을 경계하고 백성들의 삶처럼 담백한 한 끼를 실천하고자 했던 영조의 검소한 성품이 반영된 고급 향토 온면이었습니다.


32. 황진이와 벽계수의 마음을 녹인 '개성 모약과'

조선 시대 명기 황진이가 개성 선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 대접했다고 전해지는 화려한 한과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개성 지방의 특산물인 약과는 일반 동글동글한 약과와 달리 겹겹이 층이 살아있는 페이스트리 형태의 '모약과'였습니다. 황진이는 꿀과 참기름, 술로 반죽하여 바삭하게 튀겨낸 모약과를 손님들에게 올렸는데, 바삭하면서도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맛에 벽계수를 비롯한 수많은 선비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33. 동학농민운동과 '전주 비빔밥'

동학농민운동 당시 전주성에 입성한 농민군들이 한데 모여 나누어 먹던 평등의 음식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1894년 전주성을 점령한 동학농민군들은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커다란 대야에 각자 가져온 밥과 갖은 나물, 고추장을 넣어 한데 비벼 먹었습니다. 양반과 천민의 구별 없이 같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이 사건은 전주 비빔밥이 정과 화합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된 주요 계기가 되었습니다.


34. 세종대왕의 건강을 돌본 '구기자차'

조선 시대 왕실에서 임금과 왕비의 장수와 눈 건강을 위해 다려 올리던 궁중 한방차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세종대왕은 평생 엄청난 양의 서적을 읽으시느라 눈의 피로와 안질환으로 고생하셨습니다. 이에 내의원에서는 붉고 고운 구기자를 달여 따뜻한 차로 올려 드렸습니다. 구기자의 항산화 성분과 영양 덕분에 세종대왕은 눈의 피로를 풀고 한글 창제라는 대업을 완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35. 백범 김구 선생과 '유배지의 메밀묵'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이 젊은 시절 고초를 겪을 때 민가에서 대접받은 가슴 따뜻한 메밀 요리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김구 선생이 구한말 피신 생활을 하며 시골 마을을 지나갈 때, 가난한 시골 농가에서 손님을 위해 대접할 고기나 가축이 없어 메밀을 갈아 탱글하게 쑤어낸 메밀묵에 신김치와 들기름을 얹어 내왔습니다. 김구 선생은 부드럽고 구수한 메밀묵 한 그릇에서 민초들의 따뜻한 정과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끼며 독립운동의 의지를 다졌다고 회고했습니다.

    36. 서거정 선생과 '도라지나물'

    조선 초기 문신 서거정 선생이 시 시회에서 나물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던 도라지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조선 세종부터 성종 대까지 활약한 문신 서거정은 겨울철 시회에서 화려한 고기 요리 대신 백성들이 들에서 채취한 도라지나물을 올렸습니다. 쌉싸름하면서도 깊은 향을 품은 도라지를 맛본 시인들은 "비록 화려하진 않으나 가슴속까지 깨끗하게 해주는 선비의 나물"이라 칭송하며 시를 읊었다고 전해집니다.


    37. 숙종 임금과 궁중 '원소병(경단)'

    조선 숙종 임금이 정월 대보름날 궁중 연회에서 신하들과 즐기던 달콤한 전통 경단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숙종 임금은 정월 대보름이 되면 찹쌀가루를 경단처럼 동글동글하게 반죽해 속에 대추, 잣, 꿀을 넣고 삶아낸 후 오미자 화채나 꿀물에 띄워 내보냈습니다. 달처럼 동그랗고 달콤한 원소병을 나누어 먹으며 신하들과 왕실의 평안과 한 해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던 궁중 야식으로 사랑받았습니다.


    38. 정약용 선생과 유배지의 '보리밥과 열무김치'

    강진으로 유배 간 다산 정약용 선생이 민가에서 가난한 백성들의 삶을 체험하며 먹었던 정겨운 여름 한 끼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유배지 강진의 더운 여름날, 농민들은 정약용 선생에게 줄 것이 없다며 꽁보리밥에 갓 익은 아삭한 열무김치를 얹어 올렸습니다. 정약용 선생은 고소한 보리밥과 알싸하고 시원한 열무김치의 조합에 감탄하며 "백성들의 땀과 정성이 담긴 음식이 궁중의 진수성찬보다 낫다"고 시를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39. 효성이 만든 '연근전'

    치아가 나빠 고기를 씹지 못하는 연로한 아버지를 위해 한 효자가 만든 부드럽고 고소한 전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옛날 시골 마을의 한 효자가 몸이 약하고 치아가 상한 아버지를 위해 진흙 속에서 자란 건강한 연근을 강판에 곱게 갈아 찹쌀가루와 섞은 뒤 기름에 노릇하게 구워 올렸습니다. 아삭한 식감 대신 쫄깃하고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연근전을 맛본 아버지는 기력을 회복하셨고, 부모를 향한 깊은 효심이 담긴 건강한 명절 요리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40. 임진왜란 때 수군들을 살린 '매실청'

    이순신 장군과 수군들이 전염병과 배탈을 예방하기 위해 상비약처럼 챙겨 먹던 전통 건강 음료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무더운 여름철 바다 위에서 장기간 전투를 치르던 수군들은 수질이 나쁘거나 음식이 부패하여 이질과 배탈로 고생하곤 했습니다. 이때 남도 지방의 아낙네들이 매실을 꿀과 설탕에 재워 만든 매실청을 배로 보내왔습니다. 수군들은 매실액을 물에 타 마시며 배탈을 예방하고 기력을 회복하여 왜군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41. 세종대왕의 건강 보양식, '타락죽(우유죽)'

    조선 시대 왕실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귀한 보양 죽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조선 시대에는 우유가 매우 귀했기 때문에 왕실 내의원과 수라간에서만 우유를 취급했습니다. 세종대왕이 밤낮없이 학문에 정진하느라 소화기 기능이 약해지자, 내의원에서는 쌀을 맷돌에 믹스하여 쑨 죽에 따뜻한 우유와 꿀을 섞은 '타락죽'을 올려 드렸습니다.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하여 왕의 기력을 되찾아주는 최고의 궁중 보양식으로 꼽혔습니다.


    42. 원조 영양제? 선비들의 '육포'

    과거 시험을 보러 도성 한양으로 가던 선비들이 봇짐 속에 꼭 챙겨 다니던 비상 영양식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지방에서 한양까지 몇 주를 걸어 올라가야 했던 선비들은 음식이 쉽게 상해 고생했습니다. 선비들의 어머니는 소고기를 결대로 얇게 썰어 간장, 참기름, 생강즙 양념에 재운 뒤 햇볕과 바람에 바짝 말린 육포를 챙겨 주었습니다. 육포는 가볍고 오랫동안 변하지 않으면서도 열량이 높아, 시험장으로 가던 선비들의 든든한 체력 보충원이 되어주었습니다.


    43. 선조 임금과 '도루묵'의 허탈한 전설

    임진왜란 당시 피난길에 올랐던 선조 임금과 관련된 가장 유쾌하고 유명한 한식 이름 유래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을 가던 선조 임금이 배가 고파 시골 마을에서 '묵'이라는 생선을 대접받아 먹었습니다. 그 맛이 어찌나 뛰어난지 "이 생선의 이름을 '은어(銀魚)'라 하라"고 벼슬과 같은 이름을 내렸습니다. 훗날 한양으로 돌아온 선조가 문득 옛 맛이 생각나 은어를 다시 먹어보았으나 그때의 맛이 나지 않자, "도로 '묵'이라 부르거라!" 하여 '도루묵'이 되었다는 정겨운 전설입니다.


    44. 인조 임금과 피난길의 '인절미'

    조선 인조 임금이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로 피난 갔을 때 한 백성이 올렸던 고소한 떡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1624년 이괄의 난으로 공주 공산성으로 피난 온 인조 임금은 주리고 지쳐 있었습니다. 이때 임씨 성을 가진 백성이 찰밥을 떡메로 쳐서 콩고물을 묻힌 고소한 떡을 한 바구니 올려 드렸습니다. 떡을 맛있게 드신 인조 임금이 "맛이 어찌 이리 뛰어난가? 이 떡의 이름이 무엇인가?" 하고 묻자 신하들이 이름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임금께서 "임씨가 절미(絶味, 기가 막힌 맛)로 만들어 올렸으니 '임절미'라 부르라" 명했고, 이것이 변해 '인절미'가 되었습니다.


    45. 원효대사와 사찰의 '송화다식'

    신라시대 승려들이 선 수행을 하며 신선들의 과자로 즐겨 먹던 향긋한 봄철 한과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깊은 산속 사찰의 스님들은 봄이 되면 소나무에서 날리는 노란 송화 가루(소나무 꽃가루)를 정성스레 모았습니다. 송화 가루에 꿀과 엿기름을 넣어 다식 틀에 꾹 눌러 찍어낸 '송화다식'은 은은한 솔향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스님들이 맑은 정신으로 수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던 고귀한 다과였습니다.

      46. 성종 임금과 궁중 '유자차'

      조선 성종 임금이 남도 지방에서 올라온 상큼한 유자로 신하들의 노고를 치하했던 궁중 차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성종 임금은 추운 겨울철 국정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집현전과 승정원 신하들에게 남해안 지방에서 특산물로 올라온 유자를 꿀과 설탕에 재운 '유자차'를 하사했습니다. 감기를 예방하고 마음을 맑게 해주는 상큼한 향과 달콤함 덕분에 신하들은 임금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하며 사기를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47. 효도와 지혜가 만든 '도토리묵'

      가난했던 시골 마을에서 치아가 부실한 어머니를 위해 딸이 만든 정성 어린 향토 음식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옛날 한 가난한 시골 마을의 딸이 떫고 딱딱한 도토리를 그대로 드시지 못하는 연로한 어머니를 위해 도토리를 껍질째 빻아 물에 여러 번 울려 떫은맛을 뺐습니다. 그 고운 가루를 냄비에 넣어 풀처럼 쑤어 식히자 탱글탱글하고 부드러운 도토리묵이 완성되었습니다. 부모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빚어낸 영양 높은 전통 구황 음식이었습니다.


      48.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멸치쌈밥'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이 남해안 수군 진영에서 수군들의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대접했던 향토 음식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이순신 장군은 남해안 지역 특산물인 싱싱한 대멸치를 들기름과 시래기, 고추장에 자작하게 조려내어 싸우는 군사들에게 싱싱한 상추와 함께 배풀었습니다. 뼈째 먹어 영양이 풍부하고 자작한 양념 덕분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낸 수군들은 강한 체력으로 왜군과의 해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49. 세종대왕의 백성 사랑과 '메밀전병'

      세종대왕이 가뭄으로 쌀이 부족해진 백성들을 위해 메밀을 재배하게 하고 권장했던 시골 별미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가뭄으로 쌀 농사가 힘들어지자 세종대왕은 짧은 기간 안에 잘 자라는 메밀을 널리 심도록 했습니다. 백성들은 구수한 메밀가루를 가볍게 부쳐내고 그 속에 신김치와 무채, 들기름으로 만든 소를 가득 넣어 돌돌 말아 먹었습니다. 적은 쌀로도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던 이 메밀전병은 백성들의 생명을 구한 지혜의 음식으로 남았습니다.


      50. 왕실의 품격을 담은 '궁중 전복죽'

      조선 시대 궁중에서 왕과 왕비의 기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수라간에서 정성껏 지어 올리던 최고급 죽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수라간 상궁들은 제주도와 남해에서 진상된 싱싱한 전복의 내장(게우)을 참기름에 고소하게 볶은 뒤 불린 찹쌀을 넣고 은근한 불에서 오랫동안 정성스럽게 쑨 '전복죽'을 만들었습니다. 푸르스름한 빛깔과 은은한 바다의 풍미, 깊은 감칠맛이 어우러져 기력이 떨어진 왕의 기운을 단번에 북돋아 주던 궁중 최고의 보양 죽이었습니다.


      51. 선비들의 운치 있는 밤참, '메밀국수와 동치미'

      조선 시대 밤늦게까지 글을 읽던 사대부 선비들의 겨울철 운치 있는 야식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엄한 겨울밤 촛불 아래에서 글을 읽던 선비들은 출출해지면 장독대에서 살얼음이 살짝 뜬 시원한 동치미 국수를 떠왔습니다. 여기에 갓 뽑아낸 구수한 메밀면을 넣어 말아 먹으며 가슴속 답답함을 털어내고 머리를 식혔습니다. 슴슴하면서도 알싸한 그 맛은 단순한 야식을 넘어 선비들의 풍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52. 고려 충선왕과 개성 '조랭이떡국'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될 무렵, 개성 백성들의 아픔과 한이 담겨 유래한 독특한 떡국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고려가 멸망한 후 개성의 백성들은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대한 반발과 고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흰 가래떡의 한가운데를 대나무 칼로 목을 누르듯 꾹 눌러 가운데가 동글동글한 누에고치 모양의 '조랭이떡'을 만들었습니다. 새해 아침 액운을 막고 복을 기원함과 동시에 역사의 아픔을 잊지 않으려는 개성 사람들의 절개와 한이 담긴 떡국입니다.


      53. 연산군의 유배지와 '유자화채'

      조선시대 폭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나 교동도로 유배를 간 연산군과 관련된 아련한 향토 음료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왕위에서 쫓겨나 쓸쓸히 유배 생활을 하던 연산군은 화병과 울화로 고생했습니다. 유배지 나인들은 연산군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남쪽에서 올라온 향긋한 유자를 얇게 채 썰어 꿀물에 띄우고 석류 알갱이를 얹은 차가운 '유자화채'를 올렸습니다. 달콤하고 상큼한 화채 한 그릇이 전직 왕의 서글픈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주었다고 합니다.


      54.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살린 '쑥개떡과 쑥버무리'

      전란 중 식량이 부족해 산야에 지천으로 깔린 쑥을 활용해 허기를 채웠던 서민들의 지혜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전쟁으로 논밭이 황폐해지자 어머니들은 봄철 들판에 돋아난 향긋한 쑥을 뜯어 모았습니다. 적은 양의 쌀가루나 쌀겨에 쑥을 듬뿍 넣고 쪄낸 '쑥버무리'와 동글동글하게 반죽해 쪄낸 '쑥개떡'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였습니다. 쑥의 풍부한 영양과 향긋함 덕분에 백성들은 참혹한 전란 속에서도 허기를 면하고 건강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55. 정조 임금의 효심이 담긴 '수원 약과'

      정조 임금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 잔치(진찬연)를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했던 궁중 한과 이야기입니다.

      • 이야기: 정조 임금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수원 화성에서 거대한 환갑 잔치를 열었습니다. 이때 수라간에서는 최고급 찹쌀과 꿀, 참기름을 아낌없이 사용해 반죽을 겹겹이 쌓아 튀겨낸 고급 '약과'를 상 가득 올렸습니다. 어머니의 건강과 장수를 비는 정조 임금의 깊은 효심이 담긴 약과는 잔치에 참석한 모든 신하와 백성들에게도 나누어져 온 나라가 기쁨을 나누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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